이 분야에서 일을 시작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직무를 온전히 말하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저는 서비스를 기획하는 업무를 해요!"라고 말하면 드라마 속 회사를 진두지휘하는 기획실장 업무나 경영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태반이었고, 잘못 이해한 주변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시키기 위해 최근 오픈한 앱을 보여주면서 "저 이 어플을 기획했어요"라고 말하면 "아! 너 개발자구나!"라는 대답과 함께 씁쓸하게 대화를 마치곤 했다.(사실 개발자라는 대답을 들으면 50%는 성공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1. 서비스 기획자의 직무는 무엇인가요?
서비스 기획자는 Project Manager 또는 Product Manager로 불리는데 명칭 그대로 자신이 관리하는 프로젝트나 상품의 A부터 Z까지 관리하는 직무를 하고 있다. 회사에 입사한다면 현재 진행 중인 B2B 또는 B2C 사업의 전략과 지난 히스토리를 빠르게 파악해야 하며 새로운 서비스(사업) 기획 또는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WBS를 작성하게 된다. 그 외 개발자, 디자이너, 퍼블리셔, QA 등 다양한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관리하게 되며 프로젝트 종료 후에는 회사에서 사용 중인 데이터 분석 툴에 집계된 RAW 데이터를 활용하여 더 나은 지표 창출을 위한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사실 서비스 기획자의 직무를 낱낱이 적기 위해서는 해당 포스팅을 모두 사용하고도 부족하기에 이 부분은 차후 다시 작성해 보려고 한다.)
사실 오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은 신입 서비스 기획자의 직무 관련 저의 생각이다. 사실 서비스 기획자의 직무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입사하는 직원보다 아무런 생각 없이 기획이라는 단어만 보고 입사하는 직원이 대다수인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입사했기에 입사 후 업무 적응 시 큰 무리가 없을 수 있지만 웹서핑을 통해 서비스 기획에 대해 찾아보고 입사한 직원의 경우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봐야지!'라는 생각과 '이 회사에서 운영하는 어플은 너무 불편해. 내가 한 번 고쳐 볼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입사하게 되는데 이런 직원들의 경우 입사 후 회사 업무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 수 있으며 실제로 대부분 시용 평가 기간인 3달 이내에 퇴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무엇이 그들을 3달 이내 퇴사를 하게 만드는지 생각해보자.
2. 신입 서비스 기획자의 업무상 어려움
1. 팀 내부적으로 신입에게 주어지는 역활의 한계
실제로 서비스 기획 직무로 입사하는 신입에게는 회사에서 운영 중인 서비스에 대한 파악, RAW 데이터 추출 그리고 간단한 서류 작업 업무가 주어 지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 운영 중인 서비스에 대한 파악 어부는 신입/경력을 떠나 신규 입사자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이지만 RAW 데이터 추출과 간단한 서류 작업 업무의 경우 루틴 한 업무이기에 이런 업무를 하다 보면 자신이 인사 파트로 취업을 한 건지 기획 파트로 취업을 한 것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 부서에 입사한 신입의 경우 다행스럽게 이런 업무에 대해 거부감 없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업무에 대한 욕심이 어느 정도 있었던 이전 신입 직원 분의 경우 이런 업무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를 하게 되었다. 물론 그분이 퇴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100% 업무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지 않게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생각한다.
2. 부서의 사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업무의 범위
서비스 기획자는 잡부라는 이야기가 있듯 회사의 규모와 팀의 성향에 따라서 경계가 모호한 업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광고 목적의 특정 랜딩페이지를 제작하는 업무의 경우 일반적으로 마케팅 부서나 기안을 올린 부서에서 기획을 담당하거나 어느 정도 타 부서와 협의가 된 문서를 기획팀에 전달 후 개발을 위한 커뮤니케이션만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회사 사정에 따라 기획파트가 최초 초안 작업부터 업무를 수행하게 되고 마케팅 부서나 기획을 올린 부서는 크게 관여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 업무에 대한 열의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저의 1년 차 시절을 생각해보면 마케팅 부서가 없었던 회사 특성상 광고 상세 페이지 기획을 자주 담당했었는데, 업무를 진행하면서 나 자신이 브랜드 마케터인지 퍼포먼스 마케터인지 기획자인지 정체성의 혼란이 생겨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다. 조금 더 살을 붙어 광고 상세 페이지에 대한 기획을 진행 후 해당 광고를 통해 유입되는 회원들의 데이터를 통해 다음 광고 기획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 진다면 나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광고를 통해 유입되는 회원의 대한 지표나 데이터는 마케팅 부서와 기안을 올린 부서에서만 확인이 가능한 경우가 많기에 일회성 업무로 그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3. 쉽게 반영 되지 않는 기획 업무의 한계
직원이 1, 2명인 기획팀이라면 자신이 건의하는 창의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가 받아들여 질지도 모르겠지만 5명 이상의 기획자가 근무하는 기획팀이라면 신입 기획자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확률이 전무하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아이디어가 이미 이 회사를 근무했던 선배 기획자 분들의 머리에서 한 번쯤 나온 아이디어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당시 예산의 문제, 일정의 문제, 기술적인 문제, 사업 현실성의 문제로 인해 폐기되거나 실현되지 못했던 아이디어 이기에 시간이 지나 다시 건의를 해도 받아들여질 확률은.... 없다.(단언컨대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자세한 과거 히스토리를 알지 못하는 신입 기획자의 경우 의견을 제시 시 반영이 되지 않는 횟수가 증가하다 보면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크리에이티브한 개선보단 현실에 안주하는 기획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포스팅을 마무리 하며...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지금 팀에서 근무하는 후배 기획자 분들에게 과연 나는 좋은 선임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아직은 저 역시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기획자 이기에 팀 나부적으로 많은 변화를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저로 인해 새로 일하게 되는 신입 기획자 분들이 업무에 흥미를 잃지 않게 내 스스로 발전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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